CEO원치승
마음편지
언론속젯풀
파트너스
커뮤니티
오시는길
제목 [2002년 09-10월] 사랑하는 방 딸 석주에게…(동유럽여행기) 조회 519 작성일 2012-06-18








# 1

2002년 5월 29일 오후 1시 30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서 9시간 30분의 비행으로 모스크바 쎄레메티에보 국제공항에 안착했는데 입국 수속시 전산시스템의 부진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한때는 지구상에서 미국과 나란히 과학의 최첨단을 자랑하던 나라가 아니였던가! 그리고 사회주의국가들의 종주국으로 군림하던 그 위세는 간 곳이 없고, 거대하게 느껴졌던 철의 장막이 무너진걸 보면 과학도 이념(理念)도 경제적인 안정이 없이는 안된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된지 10여년, 그들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 2

우리 일행은 모스크바에서 비교적 높은 건물인 코스모스호텔 21층에 머물렀는데 백야의 밤은 밤 10시가 넘어도 해가 중천에 있어 커튼없이는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여름이 되면 완전히 백야라 한다.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새벽 거리는 푸르고 잔잔하다. 모스크바는 계획도시로 30%의 숲을 의무화해서 설계했다고 하는데 산이 없이 푸르게 펼쳐진 도시와 하늘 끝이 맞닿아 있는 광경에 나의 마음도 끝없이 퍼져나감을 느낄 수 있었다.

시내관광길에 오른다. 우선 붉은 광장을 에워싸고 있는 크레믈린궁과 성바실리성당, 그리고 붉은 성벽과 국립역사박물관이 있었고 크레믈린궁에는 1924년에 사망한 레닌의 묘가 미이라로 보존되어 마치 살아서 누워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언제까지 그 모습으로 보존이 될 것인지…?

성바실리성당 한가운데 있는 47m 높이의 양파머리 지붕과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여덟개의 양파머리 지붕이 아름다움의 극치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는데 이땅에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이 또다시 없게 하기 위해서 건축가의 눈을 뽑아 버렸다고 하니 인간의 욕심이 이렇듯 잔인하단 말인가!

아르바트 거리는 옛날에는 조용한 귀족의 거리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온갖 것들이 모여든 장터가 되어 있었다. 거리의 악사, 노점상, 마술사, 먹거리, 집시들의 쉼터, 소매치기까지 합세한다는 복잡한 거리로써 그 중 관심이 가는 것은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들이다. 예술의 극치를 달리던 후예들답게 거리에 흘려 버리기엔 아까운 선율의 화음이었다. 마음의 표시로 1달러를…!

전승기념관에는 러시아와 독일 전쟁 당시 승전기념으로 높이 141.8m의 탑이 세워져 있었는데 여러 의미를 부여하는 많은 조각물이 부착되어 있었다.

레닌언덕은 높지도 않은데 모스크바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군데군데 대표적인 고딕양식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바로 레닌언덕 뒷편으로 자리한 모스크바 국립대학도 고딕양식의 아름다운 건물로써 대학캠퍼스라기엔 어울리지 않을만치 아름다웠다. 이 학교의 학생수는 3만여명이라고 하는데 철저한 교육방법으로 인재를 키워내기 때문에 이 대학 출신은 러시아 사회에서 엘리트로 인정받는다고 한다. 우리 일행의 현지 가이드도 이 대학에서 지질학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는 우리나라  청년이었는데 왜 그런지 공항에서 헤어지는 순간까지 힘들겠다는 생각에 안쓰러움을 지울 수가 없었다.







# 3

프라하는 체코의 수도로써 유네스코가 지정한 8대 관광지에 뽑혔을 정도로 역사와 예술을 자랑하는 도시인데, 1982년 민주화가 되고 우리나라와는 1990년에 수교를 맺은 나라로써 기후는 여름평균기온이 15℃ 겨울은 평균 0℃로 산발적으로 바람이 불며 예고없이 비가 내린다고 한다. 우리가 프라하 성에 갔을때도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렸다. 생활은 검소하고 근면해서 이 나라는 대통령 사택에도 경호원이 한 명도 없다고 한다.

프라하성은 중세풍의 성벽으로 되어 있고 대통령관저, 미술관, 보물관 등이 있으며 성 중앙의 비트성당은 14~15세기에 건축되기 시작해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20세기에 완성된 것으로 르네상스와 바로크양식의 영향을 받은 고딕양식의 건축물로 내부의 스테인레스가 화려하면서 아름다웠다.

구시가광장은 프라하성에서 카렐교(橋)에 이르는 거리의 중간에 있으며 중세역사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건축물들이 많았다. 카렐교는 1357년에 세워졌으며 동유럽에서는 최초의 돌다리로 전체유럽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다리라고 한다. 고딕양식의 문이 다리 양쪽에 서 있고 양편에 각각 17~19세기에 걸쳐 성서를 주제로 만들어 졌다는 15개씩의 동상이 조각되어 있었는데 이 카렐교에 석양이 비치며 떠오르는 광경을 프라하성에서 내려다보면 보는 이로 하여금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그러다보니 수많은 관광객으로 발디딜 틈없이 복잡하다. 관광수입을 생각하면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부러울 따름이었다.







# 4

폴란드에서는 자연의 위대성에 감탄하고, 인간의 잔악성에 경악을 하게 한 크라카우가 인상에 남는다. 이 곳은  폴란드의 예전 수도로 14~15세기에는 유럽 대륙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로써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이 나라의 문화를 볼 수 있는 건축물들이 산재해 있었다. 직물회관과 성마리아교회 그리고 600년의 역사를 가졌다는 붉은색 고딕양식의 야기에오대학과 도시 남쪽의 바벨성 등은 건축물이라기보다는 예술품이라고 해야 옳았다.

소금광산을 견학하고는 자연의 위대성에 감탄하고 말았다. 과연 유네스코에서 문화제 제1호로  지정한 이유를 알았다. 지하 140m까지 들어가면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목재를 이용해서 수학적인 받침목의 연속으로 광석을 잘라내어 운반하는 과정을 보고 이 작업이 계속되다 보면 지구 건너편까지 관통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지하에 묻혀있는 이 광석들이 모두 소금이라니…! 지하자원이 풍부한 이 나라의 발전을 기원한다. 아우슈비츠로 이동해서는 인간의 잔악성에 경악을 금할 수가 없었다. 영화 ‘쉰들러리스트’의 배경이며 제2차 세계대전때 유태인 가스학살의 현장에서 그들이 남기고 간 닳고 닳은 신발짝과 부러진 안경테 그리고 깍아 모은 머리카락 등이 반세기가 흐른 지금 산더미같이 생생하게 보존되어 있어 히틀러가 장악했던 나치스 독일의 잔악상을 분명하게 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여기서 생각을 잠깐 멈추고 과거 우리나라의 36년간 일본의 식민지시대를 생각하면서, 일본인들이 이 현장을 본다면 ‘우리는 인간적이었다’고 말할 것 같아 눈을 비비면서 현실을 찾았다. 이 현장은 인류가 지속되는 한 교훈의 장으로 남아야 겠다는 생각이다.





이곳을 등지고 타트라로 향하는 버스 관광길에는 촉촉하게 비가 내려서 우거진 산림이 한층 더 싱그럽게 느껴진다. 폴란드와 슬로바키아가 공동으로 관리한다는 타트라국립공원의 해발 1,100m 위치에 자리한 산장(미팅포인트)에 여장을 풀었다. 비내리는 산장에서의 저녁 만찬이라!!!

벽난로에 통나무불을 지피고 와인 한 잔을 곁들인 치킨요리에 우리 일행 20여명은 따뜻한 마음으로 담소를 나누며 즐거워했다. 여행지에서의 작은 베품으로 희열을 얻을 수 있어 삶에 대한 의미를 느꼈다. 다음날 우리 일행은 헝가리 수도인 부다페스트로 향한다. 가도가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상록수의 싱그러움이 허파를 시원하게 청소해 주는 것 같다. 가는 길에 ‘빈스카 비스트리챠’라는 조용한 도시의 Lux호텔에서 중식을 하게 되었는데 초로(初老)에 접어든 신사의 피아노 반주가 귀에 익어 점심시간이 한결 즐겁다. 신사는 식사를 하는 동안 손님들에게 돌아가면서 시선을 보낸다. 시선이 마주치자 수고한다는 의미로 손을 살짝 들어 보여주니 목례와 함께 미소를 보내 주는게 아닌가! 인간에 있어 주고 받을 수 있는 예의요, 자연스러운 메아리인 것이다.







# 5

부다페스트는 헝가리의 수도로써 다뉴브강을 사이에 두고 부다와 페스트가 합쳐져 도시를 이루고 있다. 구도시 부다는 맑은 물이란 뜻으로 온천이 유명한 청정지역으로 주거도시이며, 부다언덕에 지어진 왕궁의 화려함은 사치의 극치로 왕이 하루밖에 거처하지 않았다고 한다. 페스트는 신도시로서 상업도시라 했고….

왕궁에서 내려다 보는 부다페스트는 아름다웠다. 다뉴브강의 잔잔한 물결을 사이로 부다와 페스트를 이어주는 씨쥐니브리지(일명:체인브리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다뉴브강은 유럽에서 두번째로 큰 강으로 독일의 동부 슈바르츠(Schwarz) 삼림(森林)에서 발원하여 독일 - 오스트리아 - 헝가리 - 유고슬라비아 - 루마니아를 거쳐서 흑해로 합류한다고 한다. 특히 헝가리는 건축공법이 유명하여 다뉴브강에 인접한 고딕양식의 거대한 국회의사당 건립은 고도의 기술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헝가리출신의 노벨상 수상자가 각 분야에서 13명이나 된다고 하니 우연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지하철도 1896년에 유럽에서는 제일 먼저 개통했고 1989년에는 민주화로 개방하여 동구권에서는 우리나라와 제일 먼저 수교를 맺었다는데 GNP는 공식적으로는 6,000불이지만 지하경제 성장으로 그 이상이라고 했다. 영웅광장은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해 1896년~1926년에 걸쳐 완공된 곳으로 광장 중앙에는 부족국가였을 당시의 헝가리민족을 지금의 카르파티아 분지로 이끌던 아르파트를 비롯한 7개 부족장의 기마상이 있었고 천사 가브리엘의 동상은 높이 36m의 기둥위에, 그리고 뒤쪽으로는 정복시대에 위세를 떨쳤던 왕과 근대사의 위대한 인물동상 14개가 있었다.

이 곳에서 2002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우리나라가 폴란드를 2:0으로 이겼다는 소식을 접하는 순간 약속이나 한듯이 일행은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소리쳤다. 그 소리는 영웅광장이 흔들고 부다페스트 상공에 수를 놓았다. 고조된 기분으로 이 곳을 떠나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를 향해 버스로 4시간 30분을 달려서 조용한 마을에 위치한 유로파하우스(유럽의 집)에 여장을 풀고 휴식을 취했다.









# 6

오스트리아는 유럽대륙의 거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국토의 3분의 2 정도가 산악지대로써 알프스산맥이 동서로 뻗어있고 도나우강이 역시 동서로 관류하고 있으며 기류는 내륙지방에 위치하므로 변화가 심하여 우리가 갔을 때도 바람이 많이 불어 사진을 찍는데 애를 먹었다. 연평균 기온은 7 ~ 8℃라고 하며 듣던 대로 비엔나는 음악과 예술의 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쉰부른궁전은 바로크건축의 거장인 피쇼폰에를라가 조경계획을 세워 마리아테레지아 여제때인 1744 ~ 1750년에 이르러 피카시에 의해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고딕과 바로크 그리고 르네상스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루어 거대하면서도 아름다운 궁전과 정원의 조경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유럽의 광장문화는 우리의 흥겨운 마당놀이와 맥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국립오페라하우스가 위치한 광장에서의 흥겨웠던 그들의 마당놀이는 화려한 의상과 흥겨운 음악 그리고 아름다운 율동이 하나되어 예술을 창조하는 진정 즐거운 모습이었다.

세계적으로 음악의 대가인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은 비엔나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조성적(調聲的), 화성적(和聲的) 음악을 확립하였으며, 비엔나 무조악파(無調樂派)는 조성적, 화성적 체계에서 벗어나 12음의 음악을 발견함으로써 음악의 역사가 이루어 졌다고 하는데 비엔나가 세계적인 음악의 도시로 알려진 것은 우연이 아니란 생각이다.

먼 여행을 마감하는 시간이다. 비엔나에서도 조용한 마을로 손꼽힌다는 그린징 마을에 자리한 현지식 레스토랑에서 전속악단의 아름다운 선율에 맞추어 먼 여행으로 피로해진 몸과 마음을 맡기고 만찬의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어느사이 일행 중 몇 명이 악단에 합류해서 미끄러지듯 스텝을 밟으며 흐르고 있었다. 서로의 문화는 달라도 음률에 젖어드는 마음에는 동화되기 쉽다는 것을 느끼며….







이제 고국(故國)인 대한민국(大韓民國)과 자식(子息)들 생각(生覺)이 난다.

소중(所重)한 시간에 여행(旅行)을 통해서 얻은 것은 무엇이며, 내 이웃과 내 조국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면서 귀국길에 오른다.







2002년 5월 29일 ~ 6월 7일 / 동부유럽 여행을 마치고… 문학녀

번호 제목 작성일 조회
75 [2002년 11-12월] 저의 30,000시간 기록은 원여행에서.... 2012-06-18 358
74 [2002년 11-12월] 12일간의 동유럽여행 2012-06-18 702
73 [2002년 11-12월] 러시아 및 북유럽 12일간의 여정 2012-06-18 868
72 [2002년 11-12월] 이집트와 터어키를 잘 다녀오겠습니다 2012-06-18 384
71 [2002년 09-10월] 사랑하는 방 딸 석주에게…(동유럽여행기) 2012-06-18 518
70 [2002년 09-10월] <마루타>작가 정현웅 고객님 가족 2012-06-18 682
69 [2002년 09-10월] 유럽을 향한 새로운 여행상품의 도전에 주목해 주시기.. 2012-06-18 510
68 [2002년 07-08월] 오~~ 필승 코리아!!!! 2012-06-18 415
67 [2002년 05-06월] 신승근 기자님의 로마 여행기 3 2012-06-18 630
66 [2002년 05-06월] 이번 마음편지는 남편(?) 십계명을 말씀드리겠습니다 2012-06-18 467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오시는길 언론속젯풀 CEO원치승 마음편지 네이버젯풀블로그 젯풀트위터 젯풀페이스북 네이버젯풀카페 커뮤니티
전세항공기공동구매젯풀
World Best Hotels With JETPOOL
Go to Top